유방암 수술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유방암 판정을 받고 수술 날짜를 기다리면, 갑자기 길을 잃은 것처럼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옵니다.
일상생활을 잘 보내다가도 이제 무슨 의미가 있나 싶고 마치 내 세상만 끝나버린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랬고 그 과정을 현명하게 이겨내려고 많은 노력을 들였답니다.
그리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잘 이겨내서 수술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늘 쓰는 내용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주관적인 내용입니다.
소소한 내용이지만 유방암 수술을 준비하는 여러분께, 또 큰 수술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운동은 필수사항!
체력이 국력이라는 말이 있듯, 수술을 준비하는 우리에게도 체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유방암이 걸리기 전에도 꾸준히 운동을 하는 사람이었는데요,
유방암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더더욱 열심히 운동을 했습니다.
주변에서도 큰 수술을 버티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었고,
저도 그 말에 동의해서 정말 하루도 안 거르고 매일매일 운동을 했는데요.
그래서인지 수술 후 입원 기간 동안 의료진들이 놀랄 정도로 엄청난 회복력을 보였습니다.
간호사분들이 혈압 재러 올 때나 약을 주러 올 때 늘 저에게
안 아프세요? 안 힘드세요?
유방 전절제, 재건술 진짜 큰 수술인데
이렇게 안 아파하시는 분 처음 봤어요~
라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그만큼 체력이 중요한 수술이라고 느꼈답니다.
항간에서는 운동을 많이 하면 암이 더 빨리 전이된다는 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운동을 하고 나면 몸도 몸이지만 머리도 개운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보다 긍정적으로 수술 날까지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빠른 회복을 위해 꼭 수술 전에 운동을 꾸준히 해주세요:)!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을 만드세요.
수술 전에도 수술 후에도 취미생활은 정말 중요합니다.
수술 전에는 취미생활을 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고, 수술 후에는 취미생활을 하면서 투병을 견뎌낼 수 있거든요~
'요즘 취미 없는 사람이 어딨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암 판정을 받고 나면 늘 즐겁던 취미생활도 손에 안 잡히곤 합니다.
그러니 힘들어도 집중해서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을 만드세요.
저는 성인이 되어서 피아노를 배웠는데요, 수술 전까지 레슨을 받다가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수술- 입/퇴원 기간, 그리고 어느정도 컨디션이 만들어질 때까지 잠시 관두었다가 이제 괜찮겠다 싶을 때
다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수술 후 오른손에 힘이 안들어가서 맥없는 소리가 났지만
몸은 아플지언정 무언가에 집중하고 성취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꼭 음악 쪽 취미가 아니어도 좋아요, 뭐든 본인에게 맞는 취미를 가져보세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걸 도전해 보세요.
저는 등 근육으로 가슴 복원을 하였기 때문에 수술 후에 제약이 생기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암벽등반은 할 수 없다더가, 과도한 헬스와 무게를 드는 운동은 어렵다던가, 킥복싱은 배우면 안 된다거나 등이 있습니다.
하필 최근까지 배우던 운동이 킥복싱이어서 이 부분은 너무 슬펐습니다.
근 2년을 배웠는데 수술을 하고 나면 더 할 수 없게 되어버리니까요...
이런식으로 생활에 제약이 생기니까 안 그래도 다양한 운동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청천벽력이었습니다.
내 원래 루틴대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은 너무 암울했지만 수술 후 다시는 못하는 것들이 생긴다면
수술 전에 경험을 해보겠다!라는 생각으로 남편과 함께 짬을 내어 원데이 클래스를 다녔습니다.
그렇게 저는 암벽등반도 경험하고 백덤블링도 배울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어차피 못할 거 경험하면 나중에 더 하고 싶어서져서 안 하는 게 낫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아예 경험을 안 해본 것과 경험을 해본 것의 차이는 컸어요!
안 해본 걸 죽을 때까지 못해봐서 후회하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경험을 해봤다는 감정은 참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거기다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이렇게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에 많은 활력을 얻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수술까지의 시간을 더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울하거나 슬픈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수술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내면서 제일 버티기 힘든 것은 제멋대로 흘러가는 생각일 거예요.
저 역시 잠을 자려고 누우면 오만 생각이 다 들면서 우울의 늪으로 빠졌었거든요.
그 생각들은 왜 매번 부정적이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지..
정말 매일매일 울었고 그런 제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도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면 '내가 왜 이러는 걸까, 이러면 안 되는데.. 내가 더 의연해야 하는데,
내가 아무렇지 않아야 주변 사람들도 덜 힘들 건데..'라는 생각까지 가면서 나를 더 잡아먹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암이잖아요.
우울하거나 슬픈 생각이 계속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내가 왜 이러지, 난 긍정적이어야 해!라고 다그치는 것보다는
지금 내 상황에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해~라고 받아들여주세요.
우울하거나 슬픈 생각의 끝에선 꼭 웃어주세요.
예능,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 귀여운 사진 보기, 아이돌에게 열광하기, 공연 보기, 모든 괜찮습니다.
내가 웃을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꼭 웃으세요.
한 번의 웃음은 내가 병을 이겨낼 용기 하나가 됩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쌓은 용기는 수술을 이겨내는 힘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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