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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이야기

유방암 자가검진으로 발견하다.

by 현소 2023.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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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어떻게 일찍 발견했어?

지금까지 내가 제일 많이 들은 질문이다.

유방암은 가슴이 아프거나 하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사실은 초기에 발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유방암인 것을 아는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물어본 벅이 바로 어떻게 발견했냐는 것이다.

초기에 발견해서 정말 다행인데 어떻게 발견했냐고,

유방암은 발견하기 어렵지 않냐고..

이렇게 물어본 사람들에게 나는 바로

"가슴을 만져보다가 이상항 몽우리가 잡혀서 알게 되었어~"

라고 대답하는데, 이러면 일부 사람들은

가슴을 만져볼 일이 있나?라는 표정으로 날 보곤 한다.

 

나는 내 몸 여기저기 마사지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가슴 역시 피곤하거나 몸이 찌뿌둥하면

겨드랑이에서부터 가슴까지 꾹꾹 눌러주면서

마사지를 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리고 생리주기가 불규칙하다보니

가슴이 얼마나 부었는가로 생리 시작 여부를 판단했는데,

가슴 붓기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촉진을 했고

그렇다 보니 가슴을 만진다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다.

(아니, 그리고 사실 내 몸인데 만지면 뭐 어떤가!)

 

처음 유방의 몽우리를 만진 날도 자려고 누웠다가

오른쪽 가슴이 좀 빵빵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생리가 끝났는데 왜 이러지? 싶어 꾹꾹 마사지를 하며

가슴을 만져보았다.

그런데 가슴에서 이상한 몽우리가 느껴지는 것이다.

 

여자라면 다들 알겠지만 사실 가슴에는 몽우리가 잡히기는 한다.

(아마도) 유선이 모여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

내가 만진 것은 그것과 다른 느낌이었다.

 

원래 가슴에 있는 몽우리는 마사지를 할 때 부드럽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느낌인데,

내가 만진 몽우리는 약간 딱딱한 돌처럼 느껴졌고

아무리 만져도 원래 있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런 딱딱한 몽우리가 두 개나 만져졌는데 하나는 12시 방향에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9시 방향에 있었다.

 

한참을 만지작만지작하다가 남편에게도 만져봐 달라고 부탁했다.

이게 진짜 내가 느끼는 게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이미 그 몽우리를 만진 후 나는 이게 많이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걸 믿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남편도 내 가슴을 꾹꾹 눌러보고 몽우리를 만져보더니

뭐가 있긴 있다고 답변했다.

 

결국 병원에 가기로 결정을 했고 내 불안한 감정을 남편에게 이야기했는데

그 불안이 현실이 되어 나는 유방암 판정을 받게 되었다.

 

 

유방암 자가검진 방법

유방암 자가검진 방법은 단계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는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춰보며 평상시 유방의

모양이나 윤곽의 변화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때는 양팔을 편하게 내려놓았을 때 모양과

양손을 뒤로 깍지 끼고 팔에 힘을 주고 옆으로 내밀었을 때 모양,

양손을 허리에 짚고 어깨와 팔꿈치를 앞으로 내밀면서 가슴에 힘을 주고

앞으로 숙였을 때 모양을 살펴본다.

 

2단계는 서거나 앉아서 촉진하는 것인데 로션 등을 발라서

부드럽게 검진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촉진할 때 그냥 맨 살을 하고 꾹꾹 눌러댔더니 너무 아팠다.

서거나 앉아서 할 경우 검진을 원하는 유방 쪽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반대편 2, 3, 4번째 손가락을 이용해서 검진한다.

병원에서는 이렇게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자가검진을 할 때는

꼭 유방주위 바깥쪽 상단 부위에서 원을 그려가면서 안쪽으로,

반드시 쇄골의 위, 아래 부위와 겨드랑이 밑에서부터 검진하라고 알려준다.

 

그리고 유두 주변까지 작은 원을 그리며 만져본 후에는

유두의 위, 아래, 양 옆에서 안쪽으로 짜보아서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나는 유외과에서 검진받을 때만 해도 이리저리 만져도 분비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대학병원에서 유방 x-ray를 찍으면서 투명하고 끈적한 분비물이 나왔다.

 

3단계는 편안 상태로 누워 검사를 원하는 쪽 어깨 밑(겨드랑이에서 등 사이)에

타월을 받친 후 검사하는 쪽 팔을 위로 올리고 반대편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며

검진을 해주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런 자세한 방법은 알지 못했고, 가슴이 워낙 작기 때문에

똑바로 누워서 가슴을 만지다가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가슴이 큰 분들은 위 방법대로 촉진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자가검진으로 발견한 이상한 몽우리를 검진했고 그 몽우리는 역시나 암이었다.

암 크기는 큰 편이었지만 나는 다행히도 초기였다.

정말 일찍 발견한 게 신의 한 수였던 것이다.

엄청 괴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가족들의 힘으로 잘 버텨낸 후

수술이 모두 끝나고 나서야 내가 유방암 환자라는 것을 모두에게 알렸다.

수술 전에는 이상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어렵더라..

 

주변에서 유방암에 관련해 물어보면

나는 꼭 자기 전에 누워서 가슴을 만져보라고 한다.

손가락 끝으로 쑥쑥 누르면서 만졌을 때 돌 같은 몽우리가 느껴진다면

병원 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물론 자가검진으로 발견한 이 몽우리가 전부 암은 아닐 것이다.

미세 석회화가 진행되어 생긴 것일 수도 있고 다른 병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세 석회화든 다른 것이든 병원에서 꾸준한 추적 관찰은 필요하고

만약 암이라면 일찍 발견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내가 먼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가슴을 만지는 게 처음엔 어색하고 부끄러울 수 있지만

마사지한다고 생각하고 한 번씩 촉진해보는 것을 꼭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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