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안 좋아진 무릎
얼마 전부터 왼쪽 무릎이 불편하기 시작했다.
10년 전에 연골연화증 판정을 받은 무릎이라
처음에는 평소처럼 2,3일 아프면 나아지겠지 했는데
이번에는 일주일이 가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예전과 다르게 수술도 했고
타목시펜을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약 때문인가?라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인터넷에 검색을 하면 타목시펜 부작용으로
관절통이나 관절염 이야기도 나와서
자꾸 불안해지는 마음에 동네에 있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원을 방문했다.
의사와 만나자마자 타목시펜을 복용 중이라는 것을
알리고 혹시 내 무릎이 아픈 것이 관련이 있는가 물어보았다.
의사는 예, 아니오가 아닌 다른 답변을 주었다.
약 설명서 종이를 쫙 펼쳐보면
거기엔 수많은 부작용이 적혀있다.
종이에서 아래로 적혀있을수록
확률이 낮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병원에서 약을 처방하는 이유는
이 약이 나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우선순위로 치료해야하는 것이 무언인지
판단하고 처방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부작용을 생각하는 것보다
담당의가 판단하고 처방해 준 대로 먹는 게 제일 좋고
만약 진짜 문제가 될 부작용이었다면
이미 약을 처방할 때 알려주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지금처럼 그 증상에 맞는
병원을 찾아가서 치료를 받으면 된다.
답변을 듣고 나니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이었다.
내 무릎 상태를 보기 위해 CT를 찍었고
통증의 원인은 역시 슬개골이었다.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찍은 CT를 보면
슬개고리 다리 안쪽으로 위치한 게 보였다.
이거 때문에 불편감과 통증을 느낀 것이다.
안 그래도 근육이 별로 없는 몸인데
수술을 하면서 근육이 많이 빠져서
슬개골을 잡아주는 안쪽 근육이 없어
더 불편한 것 같다는 판정이 나왔다.
나을 방법은 물리치료와 내전근(안벅지)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었다.
사실 10년 전 연골연화증 판정을 받고
계속 운동을 하며 허벅지 근육으로
무릎을 지키고(?) 살아온 입장에서
이번 병원 방문은 이미 아팠을 시점부터
알고 있는 담을 다시 한번 확인차, 들은 것이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타목시펜과의 연관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확인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실제로 내전근 운동량을 늘리고
물리치료를 두 번 정도 받으니
통증과 불편함이 많이 사라졌다 :)!
그렇다면 타목시펜 설명서에 관절통과 관절염이 부작용으로 적혀있을까?
생각해 보니 타목시펜을 먹으면서
한 번도 타목시펜 상자에 들어있는
약 설명서를 읽어본 적이 없었다.
통증 마취 병원의 선생님에게 들은 것도 있고
타목시펜에 대해 어떻게 설명이 되어있을지
궁금한 것도 있어서
처음으로 타목시펜 설명서를 꺼내보았다.
놀랍게도 부작용에 '관절'이라는 단어는 있지 않았다.
오히려 '다리경련', '근육통'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이 내용은 5년 동안 치료를 받은,
수술이 가능한 유방암을 가진 9,366명의 폐경 후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에서
보고된 이상반응의 수를 통해 계산한 것이고
별도로 명시되지 않은 한 대조군에서 발생한 빈도나
시험자가 시험약과 관련 있다고 판단했는지는
고려되지 않은 내용들이기 때문에 무조건 믿을 수 없었다.
(설명서에 있는 내용 일부를 옮겨 적은 건데 참 말 어렵게 쓴다.....)
어쨌든 그냥 이런 사례가 있었구나-하고
나도 조심해야지 생각하는 게 전부였다.
그리고 타목시펜을 먹고 관절통이 생겼다는 분들이
분명히 많기 때문에, 아마도 관절통은
임상실험에서 나타나지 않은 어떠한 증상이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재활치료 중에 어깨가 너무 아파서
무릎 병원을 가기 전에 어깨 초음파를 먼저
받았던 이력이 있어서 더 운동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꼭 어디가 아프면 전문가를 찾아가서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꾸준한 운동으로 타목시펜에 지지 않고
건강한 몸을 유지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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